배우자 상속 기여분 7가지 기준으로 쉽게 이해하기

배우자가 오랜 시간 병든 배우자를 간호하며 헌신했다면, 상속에서 더 많은 몫을 받을 수 있을까요? 대법원의 한 판결을 통해 배우자 상속 기여분에 대한 7가지 판단 기준을 스토리와 함께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배우자 상속 기여분이란 무엇일까?

김영희(가명) 씨는 20년 넘게 남편과 함께 살며, 남편이 오랜 투병 생활을 할 때 곁에서 간호를 했습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유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김영희 씨는 자신이 남편을 돌본 노고를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전처 자녀들이 이에 반대하며 법정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경우, 법원은 김영희 씨의 헌신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기여분'입니다.

기여분이란, 상속인 중 누군가가 고인(피상속인)의 재산을 늘리거나 유지하는 데 특별히 기여했거나, 고인을 특별히 부양한 경우, 그 공로를 인정해 법정에서 정한 상속 몫(법정상속분)을 조정해주는 제도입니다. 특히 배우자가 오랜 시간 고인을 돌봤다면, 이 기여분을 통해 더 많은 유산을 받을 가능성이 생깁니다. 하지만 이 기여분을 인정받으려면 몇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민법 제1008조의2에서는 기여분을 인정받기 위해 '특별한 부양'이나 '재산 유지·증가에의 기여'가 필요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쉽게 말해, 배우자가 단순히 부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인지, 아니면 그 이상의 헌신을 했는지를 법원이 따져본다는 뜻입니다. 김영희 씨의 사례를 통해 이 기준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특별한 부양, 어디까지가 특별할까?

김영희 씨는 남편이 암으로 투병 중일 때, 병원에 함께 다니며 식사와 약을 챙기고, 밤낮으로 간호했습니다. 이런 행동이 '특별한 부양'으로 인정될까요? 대법원은 배우자의 간호가 부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제1차 부양의무)를 넘어서는지, 즉 '특별한 부양'인지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부부라면 누구나 아픈 배우자를 위해 밥을 챙기거나 병원에 동행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영희 씨처럼 몇 년 동안 꾸준히, 거의 전업으로 간호에 매달렸다면, 이는 일반적인 부부의 의무를 넘어서는 헌신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간호의 기간, 강도, 그리고 방법 등을 꼼꼼히 살펴보라고 했습니다.

김영희 씨의 경우, 남편이 5년간 병원 치료를 받으며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는데, 그녀는 대부분의 시간을 남편 곁에서 보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그녀가 암 수술을 받아 마지막 몇 달은 간호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그녀의 간호가 '특별한 부양'으로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법원은 단순히 간호를 했다는 사실뿐 아니라, 그 헌신의 정도가 다른 상속인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만큼 큰지 따집니다.

2. 간호 비용, 누가 부담했는가?

김영희 씨는 남편의 병원비와 간호 비용을 남편의 수입과 재산으로 충당했습니다. 그녀 자신은 별다른 수입이 없었고, 남편의 돈으로 생활하며 간호를 했죠. 대법원은 이런 경우, 간호 비용이 누구의 돈으로 지출되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김영희 씨가 자신의 돈을 써가며 남편을 돌봤다면, 그녀의 기여가 더 두드러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남편의 재산으로 비용을 충당했다면, 법원은 이를 '특별한 부양'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고인의 돈으로 고인을 돌본 것이기 때문에, 다른 상속인들에 비해 특별히 더 공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논리입니다.

김영희 씨의 경우, 법원은 그녀가 남편의 돈으로 간호 비용을 충당했기 때문에, 그녀의 간호가 다른 상속인들과의 공평성을 위해 상속 몫을 조정할 정도로 특별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이 점은 배우자가 기여분을 주장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3. 상속재산의 규모와 형평성

김영희 씨의 남편이 남긴 유산은 주택 한 채와 약간의 토지였습니다. 이 유산을 두고 김영희 씨와 남편의 전처 자녀들, 그리고 김영희 씨와의 자녀들이 나눠야 했습니다. 대법원은 상속재산의 규모와 상속인들의 숫자도 기여분 판단에 중요한 요소라고 했습니다.

만약 유산이 매우 크다면, 김영희 씨의 간호가 재산 유지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유산이 적다면, 그녀의 헌신이 상대적으로 더 큰 가치를 가질 수 있죠. 또한, 상속인이 많을수록 각자의 몫이 줄어들기 때문에, 법원은 모든 상속인들 사이의 공평성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김영희 씨의 경우, 상속인이 총 12명(그녀와 자녀들 포함)이었고, 그녀의 법정상속분은 12%였습니다. 법원은 그녀의 간호가 상속재산의 유지나 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지 않았고, 다른 상속인들과의 형평성을 해치지 않도록 그녀의 몫을 더 늘릴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특별수익, 이미 받은 몫이 있다면?

김영희 씨는 남편 생전에 주택과 토지를 증여받았습니다. 이는 법적으로 '특별수익'이라고 불리며, 상속 몫을 계산할 때 이미 받은 재산으로 간주됩니다. 대법원은 배우자가 받은 특별수익의 크기도 기여분 판단에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김영희 씨가 이미 남편에게서 많은 재산을 받았다면, 그녀가 간호를 통해 더 많은 몫을 요구하는 것은 다른 상속인들에게 불공평할 수 있습니다. 김영희 씨의 특별수익은 전체의 약 30%로, 다른 상속인들 중 일부는 아무것도 받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고려해 그녀의 기여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특별수익은 상속 몫을 나누는 데 중요한 변수입니다. 만약 배우자가 이미 많은 재산을 받았다면, 법원은 그만큼 덜 주거나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5. 다른 상속인들과의 공평성

김영희 씨의 남편에게는 전처와의 자녀 9명과 김영희 씨와의 자녀 2명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상속권이 있는 공동상속인입니다. 대법원은 기여분을 인정할 때, 모든 상속인들 사이의 공평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만약 김영희 씨에게 기여분을 인정해 더 많은 몫을 준다면, 전처 자녀들의 몫이 줄어들게 됩니다. 특히 전처 자녀들 중 일부는 남편 생전에 아무런 재산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법원은 김영희 씨의 간호가 이들의 몫을 줄일 정도로 특별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례에서 법원은 김영희 씨가 부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일 뿐, 다른 상속인들의 권리를 침해할 만큼 큰 공헌을 했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이는 배우자가 기여분을 주장할 때 다른 상속인들과의 형평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6. 간호의 시기와 방법

김영희 씨는 남편이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투병하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간호에 바쳤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암 수술을 받은 2008년 초에는 간호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대법원은 간호의 시기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간호가 고인의 병이 가장 심각했던 시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이는 특별한 부양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김영희 씨는 남편의 마지막 순간에 건강 문제로 간호를 하지 못했고, 이는 그녀의 기여분 주장에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법원은 간호가 얼마나 꾸준히,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세밀히 따집니다. 단순히 함께 살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간호 행위(예: 약 챙기기, 병원 동행, 정서적 지지 등)가 특별했는지를 평가합니다.

7. 법원의 재량, 공평함을 위한 최종 판단

김영희 씨의 사례에서 법원은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그녀의 간호는 인정받았지만, 부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또한, 그녀가 받은 특별수익과 상속재산의 규모, 다른 상속인들의 상황 등을 따져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법원이 이런 판단을 할 때 '후견적 재량'을 발휘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법원이 단순히 법 조항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상황과 공평함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결정을 내린다는 뜻입니다. 김영희 씨의 헌신은 인정받았지만, 법원은 다른 상속인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그녀의 기여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배우자의 기여분은 단순히 간호했다는 사실만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위 7가지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됩니다. 이는 가족 간의 공평함을 유지하려는 법원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 대법원 2019. 11. 21.자 2014스44, 45 전원합의체 결정 | 사법정보공개포털 판례